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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내 약국은 어떤 모습일까.

여행을 하다가, 혹은 일 때문에 대구를 갔다면 한번쯤은 지나쳐봤을 법한 약국이 동대구역 역사 내에 있는 종합약국이다.

역을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이 들러 멀미약과 소화제, 감기약, 피로회복제를 사는 곳, 이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는 경인제약의 임상규 회장이다.

'30년 넘게 제약회사를 했으면 이제는 쉴법도 한데 왜 다시 현업에 뛰어들었을까' 그를 보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1997년 7월1일 대구에서 대형약국을 했었어요. 그때 약국 이름이 종합약국이었지요. 당시 대구에는 810개 정도 약국이 있었고 저는 동업약국 형태의 약국을 했었어요. 그런데 '약사는 약학의 전문가로서 항상 새로운 지식을 연마해 우수한의약품의 개발에 기여해야 한다'는 약사윤리강령처럼 남이 만들어준 의약품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좋은 약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경인제약을 설립했던 임상규 약사에게 승승장구의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번의 큰 고비를 넘겼으며 인력과 품목을 구조조정하는 어려움도 겪어야만 했다.

"아픈만큼 성숙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2011년 다시 약국을 연 이유도 '내가 현직에 있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니즈를 읽을 수 없겠구나'라는 판단에서였어요. 시시각각 변하는 약업계 환경 속에서 고객의 니즈를 읽고 그들의 취향을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했죠."

하지만 그는 니즈를 읽는 것을 넘어 삶의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지금도 365일 약국을 해요. 오전 7시에 열어 오후 11시까지 항상 약국문을 열어두죠. 3교대 근무를 하고 저는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시간이 될 때마다 약국을 지켜요. 아무래도 역사 내 약국이다 보니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사람들이 찾아와요. 흔치않은 약국이다보니 재미있는 일도 많이 겪죠. 기차에서 갑자기 약이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역무원이 증상을 얘기해 약을 사서 차가 정차하는 동안 넣어주기도 해요.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여행을 하는 사람도 있고 정처없이 이곳에 오는 사람도 있어요. 요새는 기러기 아빠들을 다독이는 것도 제 일입니다. 아들뻘 되는 이들의 푸념을 듣고 제가 살아온 얘기를 해주는 것. 별거 아닌데 위로가 된다고 해요. 머리가 희끗희끗한 저에게도 인생공부가 돼죠. 약국은 희로애락이 오가는 삶의 현장이죠."

임 약사는 약사회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20대 후반부터 회무를 봤었어요. 이제 원로가 돼서 약사사회를 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많아요. 후배들을 위해 선배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 또 후배들은 무엇을 해야하는지 되짚어 보기도 해요. 저같이 '약사가 되길 잘 했다. 천직이다'라고 생각하는 후배약사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어느 한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약사들 개개인이 주체가 돼 오늘도 약국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의 고객을 만날 때 약사는 사랑받고 존중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대구에 올 일이 있다면 언제든 들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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